신세대에게는 다소 낯설 수가 있지만, '서울-'이 접두어로 붙은 음식으로는 서울깍두기가 유일하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지방에서는 서울식으로 담그는 이 깍두기에 대해 일종의 환상 같은 것이 있었다. "서울 사람들이 먹는 별식" 정도의 환상이었다. 이 환상은 지금도 유효하게 작동을 하고 있는데, '서울깍두기'라는 상호를 단 음식점들이 전국에 산재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서울깍두기는 옛날에 감동젓무라고 불렀다. 감동젓으로 담근 무김치라는 뜻이다. 감동젓은 푹 삭은 곤쟁이젓을 이르는 말이다. 곤쟁이가 특정의 새우 종류이기도 하여 이 새우의 젓갈로 담근 것만을 감동젓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조선의 한성에는 강화의 젓새우로 담근 젓갈이 마포를 통해 많이 들어왔을 것이므로 일반의 새우젓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서울깍두기는 현재도 서울의 서민 음식들과 어우러지고 있다. 서울의 대표 음식인 설렁탕에는 꼭 깍두기가 나온다. 북녘에서 서울로 이주해온 냉면에는 반드시 배추김치가 나오는 것과 대비가 된다. 곰탕, 해장국, 삼계탕 등 서울 시민들이 흔히 먹는 뚝배기 음식들에도 깍두기를 낸다. 남도의 주점에서는 으레 묵은 배추김치와 갓김치가 나오지만 서울의 시장 선술집에서는 깍두기가 기본이다. 서울 무는 사라졌지만 서울깍두기는 살아남아 있는 것이다. 김치는 배추김치밖에, 또 남도김치밖에 없는 듯이 여기는 지금의 풍토에 맞서 서울깍두기는 서울 음식을 새롭게 자리잡게 할 수 있는 김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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