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장수가 사라졌어도 엿은 살아남을 수가 있었다. 맛있었으면 구멍가게, 제과점 등등에서 팔렸을 것이다. 그러나 엿 맛은 어느 틈엔가 바뀌어 있었고, 소비자들도 이를 알아차리고 더 이상 엿을 맛있어하지 않았다. 엿은 단맛만 나는 것이 아니다. 구수한 전분의 향과 겨 냄새 같은 맥아의 향이 숨어 있다.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으며 속도 쓰리지 않는다. 한데, 많은 엿이 이 기대를 배반한다. 가래엿 하나만 먹어도 질리고 만다. 입안에서 물렁물렁 녹아야 하는 엿이 사탕처럼 딱딱하다. 엿 만드는 방법이 바뀌어 그런 것이다.
엿의 재료는 전분이다. 이 전분을 당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에는 크게 나누어 두 종류가 있다. 효소를 넣거나 산을 넣는 방법이다. 전통적인 엿은 효소로 엿기름을 쓴다. 쌀, 옥수수 등 곡물에다 엿기름을 넣고 전분을 삭힌 후 고면 엿이 된다. 이를 두루 맥아엿이라 하는데, 같은 맥아엿이라 하여도 만드는 방식에 따른 맛 차이가 크다. 공장의 맥아엿은 차치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었다 하여도 엿 기술자에 따라 공정이 조금씩 달라 그 맛이 실로 다양하다. 요즘, 솜씨 있는 기술자의 엿이 참 귀하다. 이보다, 엿 맛을 버리게 된 결정적인 것은 상당화엿이다. 효소 대신 산을 쓴 엿이다. 전분을 염산이나 황산으로 가수분해하면 포도당이 되는데, 전분이 전부 포도당으로 변하기 전에 시간을 조절하여 만든다. 산당화엿은 달기만 하고 부드러움이 없다. 사탕보다 못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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